오솔길 세상이야기

새해, 복 듬뿍 받으세요

강용준 2011. 1. 1. 10:41

 

 

 

 

새해 계획 세우셨나요?


2010년의 마지막 밤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도 한 동안 잠들지 못 했습니다.

그건 창문을 뒤흔드는 바람 소리 때문만도 아니고

이불 속을 파고드는 찬 기운 때문만도 아니었습니다.

긴 인생 여정에서 보면 여느 때나 다름없는 밤이지만

인간은 구속받기를 싫어하면서도

스스로 구속되어야 편안함을 느끼는 존재라서

시간이라는 걸 만들어서 자신을 가두는가 봅니다.


예전에는 자시니 축시니 두 시간 단위로 나누어 생활해도

별 불편함이 없었지만

이제는 분초 단위로 나누어진 세상에 자신을 맞추어야 하는 삶이라서

일 년이란 기간을 보내는 마음이 착잡하고 숙연해지는가 봅니다.


그러나 망년의 의미가 이쉬운 것만은 아니겠지요.

지나온 일 년이 치욕스럽고 실망스럽고,

좌절을 맛본 사람들에겐 기회의 시간이 오는 것이고

꿈에 부푼 사람들, 열정에 몸이 단 사람들에겐

또 다른 도전이 계획되는 기다림의 시간이니까요.


저도 작년 연초에 세웠던 계획표를 꺼내 냉정하게 평가를 해보니

50점도 안됩디다.

누군가 그랬지요. 인간은 변명의 동물이라고...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서 잘못을 느끼기보다 합리화하려고 하고

회피하려고 한다고.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저도 채우지 못한 50점에 대해 역설적으로

생각하고 싶네요. 목표를 너무 크게 잡은 결과라고...

못 이룬 50점, 그것이 있기에 다가올 새해가 너무 기다려지는 군요.


꿈이 있다는 건 희망이 있다는 것이고

살아가는 이유와 목표가 있다는 거지요.

그래서 전 다시 새해 계획을 세웁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답고 좋은 추억 만들고

멋진 작품 만드는 걸 소망하기로.

 

건강하시고

 새해, 복 듬뿍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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