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숲에 이는 바람

건강 사회를 위한 메세나운동

강용준 2012. 3. 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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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회를 위한 메세나운동


요즘 어린이들은 여가 시간을 컴퓨터 게임 하고 TV 오락 프로그램을 보며 지낸다. 책을 읽거나 정서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어린이는 얼마나 될까?

그런데 어린이들이 각종 미디어를 통하여 듣는 힙합이나 랩, 게임이나 영화, 만화가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이 학교 폭력이나 사회적인 물의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저돌적인 대중문화보다 어린이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서도 정서적으로 안정된 순수문화예술에 대한 교감의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순수문화 공연과 전시가 풍부해져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 하는 게 메세나운동이다.


메세나란 기업인들의 각종 문화예술 활동 지원 및 후원 활동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써, 로마 시대에 문화예술가들을 적극 지원한 정치가 마에케나스(G.C.Maecenas)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작년 세모에 제주메세나운동본부가 발족되면서 제주에서도 메세나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메세나운동에 참여하면 기업과 예술과 소비자는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기업 측에서는 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기업 윤리를 실천하는 것 외에 회사의 문화적 이미지까지 높일 수 있고, 예술 단체나 예술인들은 안정적 재원확보로 창작활동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국민들은 문화적 감성욕구 충족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효과를 창출하게 된다.

즉 기업의 메세나 활동은 문화예술을 통하여 사회에 공헌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문화경영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서울에서는 대기업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데, 대기업이 없는 제주에선 어떤 메세나 활동이 가능할까?

‘제주국제관악제’를 매년 후원하는 제주은행과 작년 4월 ‘NH하나로합창단’을 창단 운영하고 있는 농협제주본부가 좋은 모델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문화예술단체를 창단 운영하거나, 문화예술단체 단일 사업을 지원할 수도 있으며, 예술단체의 일 년 경상운영비를 지원하거나, 건물 일부 공간을 연습실이나 공연장, 전시실, 창작실로 무상 임대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예술가 개인의 창작을 위해 일정액을 지원하고 창작품에 대해 일정 부분 구매하는 방법, 예술상을 제정하고 스폰스 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메세나에 참여하고 싶은데 금액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은 ‘예술지원 매칭 펀드’ 방식을 이용할 수도 있다. 즉 중소기업이 지원하는 금액과 그 금액의 1.5배까지를 국고에서 지원 받아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매칭 펀드에 참여함으로써 중소기업은 대외홍보와 제품판촉에 예술작품 활용할 수 있으며, 내부직원 및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고 사내 문화개선에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중소기업이나 회사에서 좋은 공연의 입장권을 구입해서 회사원이나 가족들에게 나눠 주거나, 많은 고객을 상대로 세일즈 하는 회사라면 순수예술작품 입장권이나 개인 창작집 등을 사서 고객들에게 나눠 준다면 그것은 또 다른 차원의 사회 공헌이며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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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메세나는 기업만 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아직 국가 또는 기업의 출연금으로 메세나 운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90%가 일반 개인이 기부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무슨 예술상이나, 자신이 후원한 연주가, 미술가, 문학가들이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칠 때 그만큼 보람 있는 활동이 있을까?

제주에도 예술 영재들이 많다. 우리 어린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도 재력을 가진 개인들도 메세나에 동참할 때다.

 

제주논단(제주일보. 2012.03.07)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