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 장편소설 제주랩소디
작가의 말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젊은 시절 동네에 중국 음식점을 하던 화교 친구가 있었다. 제주에 처음 정착한 중국 난민선 해상호의 선주가 그의 외조부라 했다. 제주 화교는 해상호로부터 시작되었고, 지금 제주의 전통 있는 중국 음식점은 입도 3세대인 선주의 후손들이 대를 잇고 있다. 이 소설은 그 우 사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고 외국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중국인에 의한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섬이 중국 자본에 의해 침식되면서 토착민 간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 토호 세력과 위정자들이 개입하면서 각종 부조리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세 젊은 친구는 저마다의 꿈을 꾸며 성장하지만 서로 다른 입장으로 얽히게 되면서 애증의 전선이 형성된다.
인생은 지난한 여행이다. 그 여행을 즐기는 사람에겐 인생이 아름답다. 이 소설을 쓰면서 화교와 조선족, 그들과 네트워크 관계에 있는 많은 사람을 만났다. 이국에서의 생은 고달프고 팍팍했으나 수레바퀴에 깔리고도 일어서는 우엉처럼 그들의 삶은 파란만장하면서도 의지적이었음에 인생의 깊이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제주는 이제 이주민과 외국인이 많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다.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이 위안이 되고 희망의 빛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작품은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초고를 쓰고, 이천 부악문원에서 다듬었으며 제주 한라일보의 인터넷판에 고재만 화백의 삽화로 1년간 연재를 했다. 소설의 제작과정에 도움을 주신 분들, 어려운 상황에도 출판을 선뜻 제안해 주신 황금알 김영탁 대표님과 직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1년 10월
제주에서 강 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