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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옹달샘

강준 장편소설 <붓다, 유혹하다>

강용준 2014. 11. 28. 09:30

 

조선 불교 중흥조 허응당 보우 대사를 소재로 한 소설.

보우는 ‘지금 내가 없으면 앞으로 불법(佛法)은 영원히 끊어질 것이다’는 소명의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개척한 사람이다.

이 작품은 나(도훈)라는 인물이 보우의 행적을 쫓으며 불교와 보우대사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보우는 조선 명종 때 조선 불교계의 수장으로서, 숭유억불이 국시였던 조선 사회 유림의 끊임없는 방해와 위협에 맞서면서

불교의 중흥을 위해 순교한 분이다.

그는 1548년(명종 3년) 39세 나던 해 명종의 모친인 문정왕후로부터 조선 불교의 총본산인 봉은사 주지로 임명을 받는다.

문정왕후는 그의 아들이 부처님 덕에 임금이 됐다고 생각하고 흥불을 위해 인재를 찾던 중 보우를 만나게 된다.

이후, 유신들의 끊임없는 반대와 상소 속에서도 천민이 된 승려들의 지위 향상을 위해 도첩제를 시행하여

일정한 자격을 갖춘 승려에게만 승적을 주었고,

승과제라는 과거 시험을 시행하여 전국 사찰을 관리할 주지들을 뽑아 나라에서 벼슬을 내리고 봉급을 받게 하였다.

승과제 출신 중에 대표적인 인물이 서산대사 휴정과 사명당 유정이다.

보우는 17년 동안 불교의 중흥을 위해 동양 최대의 사찰인 회암사 중건 등 많은 역사를 행한다.

1565년(명종 20년) 문정 왕후가 승하하자 유림들의 표적이 되어 제주에 유배된다.

그리고 제주 목사에 의해 결국 장살을 당하고 일생을 마친다.

 

이 작품을 통하여 지성인의 시대정신과 소명 의식에 대해 생각하고자 했다.

시대를 떠나 국가적 아젠다에 대해 지성인들은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인가에 대해 보우 대사는 그 하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누군가 아니다 라고 말하지 않으면 결국 세상은 거대한 다수의 횡포에 의해 왜곡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보우의 말처럼 욕망이 없다면 고통도 얻을 것도 없다. 이 작품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있다.

 

강준은 희곡작가 강용준(姜龍準)의 필명이다.

원로 소설가 강용준(姜龍俊) 씨와 한글 동명이기 때문 후배로서 소설 작품의 필명은 강준으로 했다.

<붓다, 유혹하다>는 강준이 쓴 첫 장편소설이다.

강준은 경희대학교 국문과와 동 교육대학원에서 희곡을 전공하고, 극단이어도를 창단 20년간 대표를 역임했다.

1987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했고 <더 복서>등 5권의 희곡집을 냈다.

삼성문학상(도의문화저작상), 한국희곡문학상, 제주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제주문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