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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시를 읽는 벤치

개기월식

강용준 2021. 5. 1. 07:03

 

안현미 곰곰

 

개기월식

                                                     안현미

 

사내의 그림자 속에 여자는 서있다 여자의 울음은

누군가의 고독을 적어놓은 파피루스에 덧쓰는 밀서

같은 것이어서 그것이 울음인지 밀서인지 고독인지 피

아졸라의 음악처럼 외로운 것인지 산사나무 꽃그늘처

럼 슬픈 것인지 아무것도 아닌 것인지 그게 다인지 여

자는 눈,,입이 다 사라진 사내의 그림자 속에서 사과

를 베어 먹듯 사랑을 사랑이라고만 말하자,고 중얼거

리며 사내의 눈,,입을 다 베어 먹고 마침내는 그림자

까지 알뜰하게 다 베어 먹고 유쾌하게 사과의 검은 씨

를 뱉듯 사내를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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