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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문학의 옹달샘

문인들이여 용트림 합시다

강용준 2012. 2. 21. 09:29

 

 

용의 해가 밝았습니다.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흑룡의 기를 받아 회원님들이 하시는 일마다 행운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지금 제주도는 유네스코 3관왕에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으로 한껏 고무되어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천혜의 자연경관의 덕을 보고 톡톡히 보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들어다 보면 이런 자연경관을 이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만들 인프라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문화예술을 꼭 관광측면에서 바라보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만 이왕 오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문화 상품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독일의 라인강에 있는 로렐라이 언덕도 슬픈 로렐라이 처녀의 이야기에서 비롯되고, 덴마크의 강가에 설치된 인어공주 동상도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안데르센이 동화를 만들어내면서 각광을 받은 겁니다.   

우리 제주는 자연경관 못지않게 아름다운 신화와 전설, 민요와 무가를 가진 독특한 섬입니다. 국제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우리 제주도가 이런 문화적 자산을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우리 제주도에는 1만여 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있고, 제주를 소재로 한 주옥같은 작품을 창작하고 무대에 올리고 있지만 창작한 예술품들을 지원하고 활용하려는 정책은 너무 미미합니다.

더구나 근래에 사회단체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예술단체를 일반사회단체에 한데 묶어 매년 50%씩 감액하면서 앞으로 사회단체보조금을 없애겠다는 한심하고도 무식한 발상이 과연 문화 도시를 지향하는 정책이 맞는지 개탄스럽습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실적위주의 전시행정에 우선하는 몰지각한 행정 관료들이 있는 한 국제자유도시 완성은 구두선에 불과할 뿐이라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이 없는 국제도시는 마치 사막위에 세워진 빌딩숲에 불과할 것입니다. 폭력과 마약과 각종 범죄가 횡행하고 저급한 문화가 판치는 삭막하고 비정한 정글로 변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이 메마른 사회를 정화시키는 역할이 문화예술에 있다는 것을 그들이 모르는 걸까요? 무모하게 일정한 잣대를 마련해 놓고 거기에 맞춰 예술을 재단하는 행위는 국제자유도시를 이끌어갈 공복의 자세가 아니라고 봅니다.


문인 여러분!

시대가 어려울수록 문인들의 사명은 더 막중해집니다.

좋은 작품으로 실의에 빠지거나 고난을 겪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빛을 비춥시다.

용의 해에 크게 한 번 용트림 합시다.

 

제주문학 55집 발간사(201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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