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마을마다 작은 도서관들이 생기고 공공도서관들이 많아 책을 빌려 보거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졌다.
독서는 습관이다.
어릴 적 독서 습관이 몸에 밴 사람들은 노년이 되어서도 책을 읽지만 그런 습관이 안 된 사람들은 시간이 있어도,
책들이 곁에 있어도 읽을 생각을 않는다.
필자의 학생 시절에는 제주도서관이 제주시 남문로터리 위쪽에 있었다.
그 당시 유일한 도서관이었기 때문에 시험 기간만 되면 많은 학생들이 모여들지만 열람표를 받은 사람만이 입실할 수 있었다.
열람표를 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줄을 서야했고 그렇지 못하면 자리가 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기가 무료하면 개가 자료실에서 문학책을 빌려다 읽었다.
책을 가까이 하던 습관이 젊은 시절 꿈을 키워서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작품 자료를 구하거나 집필 작업을 위해서 도서관을 자주 찾는다.
제주도서관이 언제부터 생겼는가 알아봤더니 1957년 개관이다.
내년이면 60주년이다.
현재 연삼로 학생문화원과 같은 구역에 신축 개관한 것이 1996년이라니 올해로 20년이 되었다.
헌데 20년 전에 비해 근래의 도서관 문화 환경은 많이 변했다.
요즘도 시험기간이 되면 학생들이 몰리는데 정보나 지적 향유를 즐기는 은퇴한 어른들,
취업 준비 공부하는 청년들로 열람실은 만원이라 정작 학생들은 발길을 돌려할 때가 많다.
도민들의 문화에 대한 향수 욕구도 증진되고, IT 인프라의 확산에 따라 도서관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도 늘어났다.
열람이나 도서 대출, 공부방 기능은 물론 책을 통한 평생 교육프로그램이나,
집에서도 볼 수 있는 전자책 등 소프트웨어의 개발 보급도 공공 도서관이 도민들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이다.
가장 오래되고 가장 많은 자료를 가진 제주를 대표하는 제주도서관의 역할 증진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가장 오래된 역사와 자료를 교육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희귀 자료들, 대출이 불가한 문화재적 가치 있는 자료들을
전자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그래야 급변하는 세태에 이용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
방학 때 도서관에 가보면 가족 단위 이용자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이나,
나이가 지긋한 은퇴자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증가하리라 생각한다.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주민들에게 제주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지속적인 자료 제공도 도서관의 몫이라 생각한다.
제주도서관이 독특한 도서관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자료에다 특징적인 자료를 확보하기를 제안한다.
예를 들면 ‘섬’이라는 주제에 관한 세상의 모든 저서와 영상 자료 확보를 확보하여 열람할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도서관이 될 수도 있다.
근래 제주도서관을 찾다보면 종합자료실이 협소함을 느낀다.
매년 1만권이 넘는 장서를 구입한다는데 이를 전시하는 서가와 수장고의 확충은 시급하다.
성인 열람실과 청소년 열람실을 확대해야 하고,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별도의 강의실과 세미나실 확보는 필수적이다.
또한 매점이나 구내식당이 없는 것도 불편한 것 중 하나고 학생문화원 행사 시 주차 공간 부족과 소란스러움도 문제다.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방법은 이설이다.
‘2016년 제주교육은 질문입니다’ 란 홍보 패널을 보았다.
‘교육감님, 질문 있습니다. 제주도서관 이설 계획은 없습니까?
’제주도서관의 미래나 효율성 증진을 위해서 접근성이 용이한 곳으로 이설해 주실 것을 제안합니다.
동량지재가 될 젊은이들의 꿈의 실현을 준비하는 공간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평생 맨토로 제주도서관이 무궁하게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제주시론(제주신보, 2016.3.2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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