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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당 마불림제

강용준 2024. 8. 17. 10:54

2024 송당 마불림제 상차림(2024.08.16)

 

 

마불림제는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의례이다.

원래는 목축 신인 정수남을 위해 목축농가에서 말을 불리기 위한 기원제의로 행해졌으나, 현대에는 장마가 끝난 뒤 곰팡이가 핀 옷을 말리면서 오곡번성, 해물풍성, 사업번창, 가내 평안을 비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음력 7월 보름 자정에는 테우리(말이나 소를 키우는 사람) 코사를 지냈는데, 말 농사가 쇠퇴하자 백중제로 바뀌었다.

백중절은 불교와 도교에서 전해 내려오는 제의로 죽은 자의 혼을 위로하는, 또는 바쁜 농사 일을 마치고 농기를 씻고 머슴들을 쉬게 했다는 여러 설이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마불림제도 날짜가 고정되지 않고 7월 보름 까까운 날을 마을 공동체에서 정하여 열린다.

송당 마불림제는 송당리마을제의 일환으로 열리고 있는데, 송당본향당에서는 일년에 네번 마을제를 개최하고 있다.

음력 1월 13일에는 '신과세제'라 하여 새해를 맞아 본향당 신에게 문안을 올리고 마을의 무사 안녕과 풍요, 가정의 행운을 기원한다.

음력 2월 13일에는 '영등제'를 올리는데 해산물과 농작물의  풍요를 가져오는 영등신에게 인사를 올리는데 중산간 마을에서 해신인 영등신에게 제를 올리는 것이 특이하다.

음력 7월 13일에는 '마불림제'가 열리고, 음력 10월 13일에는 '시만대곡제'를 열어 새로 수확한 만곡의 풍요를 감사하는 일종의 추수감사제다.

 

마불림제의 상차림을 보면  가운데 송당의 본향당에 좌정한 금백조 신위를 모신 궤가 있고, 금백조 신의 옷이 걸려있다. 제단에는 네 발 달린 짐승의 고기는 없고, 온갖 풍성한 과일과 각 농가에서 바친 차롱(대바구니, 이 안에는 밥, 과일과 달걀, 생선 등이 들어 있다) 이 놓여 있다.

 

송당본향제의 제차는 상당히 다양하다.

궷문 열림- 신이 좌정해 있는 (신위가 놓여 있는) 문을 여는 의식

열명올림(예명올림)- 신에게 인사를 드림

초감제

- 베포도업침/ 날과 국 섬김/ 연유 닦음/ 신도업/ 새도림/ 군문열림/ 오리정신청궤

석살림

추물공연

니까시리놀음, 지장본풀이, 군뱅질침

단골 각산받음- 개인의 점을 치고 복을 비는 행위

상당숙임

액맥이 -액을 막는 의식

궷문더끔- 신위가 놓여 있는 궷문닫음

 

보통 아침 여덟시에 시작하여 두 시경에 끝난다.

 

이 제차는 큰심방이 둘 이상 참여하고 작은 심방들이 소무로 참여하여 교대하면서 굿을 이끌어 간다.

굿에 사용되는 악기를 연물이라 하는데 대양(징), 북, 장고, 설쇠(놋그릇을 차롱 위에 엎어놓고 실뭉치로 두르리는 악기) 등이 있다. 굿의 현장 입구에는 문전상을 차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