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버린 것에 대한 그리움 강준(극작가/소설가) 50년 전만 하더라도 하늘과 맞닿은 지상의 선은 타원형의 곡선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육지에서도 초가지붕이 있었지만 제주에서는 오름의 선과 더불어 아름다운 타원형의 곡선이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고 여유 있게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좁고 천정이 낮은 집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의아하기도 하지만 서로 보듬어 안고 보살피면서 오순도순 정겹게 살았다. 제주의 초가는 육지의 그것과 구성 방식에서 조금 다르다. 비바람 때문에 천정을 낮게 지었고 새를 덮은 지붕은 새끼줄을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엮어 맸다. 초가의 집 구조도 안꺼리(안채)와 밖거리(바깥채)로 나누어져 있었고, 부모와 큰 아들네가 함께 살면서도 경제는 독립적이었다. 이렇게 부모와 자식이 독립적으로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