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정원joon

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글을 낳는 집 2

담양, 글을 낳는 집에서

작가의 산실 담양, 글을 낳는 집에서 강용준(극작가/ 소설가) 왜 조용한 집을 놔두고, 낮선 곳에서 글을 쓰는가? 이런 질문을 가끔 받는다. 작가마다 취향과 습관이 다 다르다. 어떤 작가는 자기 집 안방에서 글을 쓰는 서재로 갈 때 출근하는 직장인처럼 외출복 차림으로 간다고 했다. 나는 집을 떠나야 글이 된다. 노마드 처럼 새로운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색다른 정보를 얻고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는 즐거움이 내겐 자극이 된다. 이것이 집을 떠나는 이유다, 사슬처럼 얽힌 인간관계와 발목을 붙잡고 있는 일들에 얽매어서는 작품에 집중할 수도 없다. 십여 년을 전국에 있는 문학 레지던시를 찾아다녔다. 지금은 없어져 버린 인제의 만해마을과 증평의 21세기 문학관은 각자 나름의 운치와 특장을 지닌 창작실이었다. 세 ..

눈물로 돌을 만든다

이재훈 2023년 11월30일 발간 시집 눈물로 돌을 만든다 이재훈 태양은 사막을 만들고 구름은 비를 만들고 눈물은 사람을 만든다. 시를 쓰는 사람. 눈물의 사제여. 돌은 복수를 모르고 변신을 모른다. 온몸을 섭리에 맡긴다. 평생 구르는 노동과 몸을 벼리는 일만 안다. 땅의 온갖 죄를 돌에게 담당시켰다. 던지고 차고 묻고 깼다. 썩지 않은 형벌을 가졌다. 침묵을 지키는 몸. 공중에서도 바닷속에서도 땅속에서도 몸을 부딪칠 수 있는 용기. 사람 이전부터 지구 이전부터 우주를 떠돌았을 천형의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