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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총체극 프로젝트

강용준 2013. 7. 17. 15:57

 

 

제주특별자치도가 금년 천만 관광객 시대를 맞이하기 위하여 ‘튼튼한 관광제주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는 걸 언론에서 들은 적이 있다.

거기에는 2백만 외국인 유치계획도 들어 있다.

근래에 체험관광을 위한 올레코스가 생겨서 내국인들도 자주 제주를 찾는다.

그런데 이들이 주로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야간 문화관광 상품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외국을 여행해 봐도 그렇다. 해 지기 전 숙소로 가는 법이 없다. 야간 관광이 꼭 포함되어 있다.

 

얼마 전 제주도의 재정 지원을 받은 단체가 제주를 상징하는 오페라 작품을 만들어 상품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하고 준비 중에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고급예술도 중요하고 순수예술도 당연히 진작하여야 할 일이니 아주 반갑고 박수를 보낼 일이다.

그러나 대다수 향유 계층의 욕구충족을 위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도 필요하다.

200만 외국인 관광객 중에 중국인이 가장 많다고 한다면 이들을 겨냥한 예술상품도 필요하지 않을까.

중국을 관광하게 되면 꼭 거치는 곳이 가무극 공연장이다.

필자가 항주를 여행할 때 ‘송성천고정’이라는 송나라 역사와 현재를 잇는 가무쇼를 구경한 적이 있다.

무대 위에 눈 비가 내리고 폭포수가 떨어지고 성이 불타는 등 스펙타클한 장면을 연출하여

관람객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 공연이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미리 예약 하지 않으면 관극을 못할 정도로 인기가 있어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연중 무휴로 1일 4회 공연하는데 3000여 석의 객석이 항상 만원이란다.

입장료도 만만치 않아 하루 수익이 엄청날 것으로 짐작됐다.

심천을 여행할 때 본 총체극 또한 야외극장이었는데 코끼리까지 등장하고 레이저 조명 속에 공중 부양하듯

춤추는 장면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 감동을 안고 있다.

공연이 끝나고도 충격 받은 마음을 한참이나 진정하기 어려웠다.

공연내용에 만족하지 못한 관객들은 찾을 수 없었다.

극장을 나오면서 제주에서 온 여행자들은 한마디씩 한다.

왜 우리는 저런 것을 못 만드나?

 

제주는 신화, 무속, 민요, 수난의 역사 등 소재가 풍부해 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제 제주 특유의 노래와 춤, 아크로바틱, 마상무예, 영상과 레이저 등을 혼합한 총체극을 제작할 때가 되었다.

중국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더 알찬 내용으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든다면

감동이 살아있는 제주관광이 될 것이고 관광객을 유인할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상설공연장을 건립하여 연중 공연하면 독특한 제주문화의 명소가 될 것이다.

문제는 공연장 건립과 작품 제작에 들어가는 막대한 재정인데 이는 도백이 결단만 내리면 능히 해결 할 수 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중 BTR(민간이 투자 및 건설을 담당하고 주무관청이 시설을 운영하는 방식)방식을 활용하면

능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 총체극 프로젝트는 부가가치가 큰 사업이다. 초기에 작품제작비, 인건비가 많이 소요되겠지만

한 번 제작되면 입장료 수익으로 자체 운영이 가능할 뿐 아니라 부대사업 수익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가 된다.

이 작품에 참여하는 출연자와 스텝이 대부분 청년들이어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고

공연장이 건립 지역에 따라 새로운 상권이 형성될 수 있다.

요즘같이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가 부족한 때에 블루오션 상품으로 도전을 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제주논단(제주일보, 2013년 7월 17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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