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장암리에 위치한 부악문원.
부아악산(負兒岳山-아이를 업은 산)의 자락에 있다고 해서 부악문원으로 명명했다.
이곳은 소설가 이문열 선생이 인문학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998년 1월 사재로 설립한 현대식 서원(書院)이다.
시설은 대지 4628㎡(1400평)에 본관, 사저, 도서실, 강당, 세미나실, 식당, 휴게실 등이 있다.
1999년부터 국내외 문인이나 예술인들에게 창작집필실을 개방해 왔으며,
2003년부터 입주를 원하는 작가들의 신청을 받아 공식적으로개방했다.
본관에는 13개의 방이 마련되어 있으며,
매년 1월 전국문인들을 대상으로 입주 작가들을 공개 모집하고
신청이 많은 경우에 한하여 이들을 심사하여 최장 4개월까지 입주를 허용한다.
선정된 입주 작가에게는 하루 세끼 식사와 개인작업실이 무료로 제공되는데,
조리사 아줌마의 손맛이 뛰어나 주변 음식점에서 사먹는 것보다 맛있다.
가끔 이문열 선생님과 커피 타임을 갖기도 한다.
선생님이 직접 원두를 갈아 만들어주시는 커피도 향기도 그윽하지만
문학 야사에서 부터 개별 작품에 대한 이야기까지
귀중한 강의가 되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강당에는 탁구대가 마련되어 있어 앉아서 생활하는 작가들의 체력단련에도 일조를 한다.
주변에 설봉산이 있는데 부악문원에서 등산로를 따라 백운봉, 청운봉, 부학봉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왕복 2시간 정도,
정상에 오르기 버거우면 90분 정도의 약수터 코스를 이용하면 좋다.
정상에 오르면 아래로 설봉호수가 보이고 멀리 호법평야가 보인다.
입주 작가들은 정해진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스스로의 시간 계획에 의하여 활동한다.
작가들 중에는 초기 창작교실에 참가하여 문단에 등단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쟁쟁한 문학상을 수상한 중견 작가들도 있고,
아직도 문하에서 소설 공부를 하는 신진 작가들도 있다.
입주 작가들은 취향이 다르고 관심 분야가 다르지만 동업자라는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정보를 교류하면서 세계적인 작품 창작을 위하여 자기와의 싸움에 분투한다.
필자는 9월 중순부터 11월 말 까지 입주허가를 받아 이곳에서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집을 떠나면 무한한 자유와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창작은 자료를 찾아 분석하고, 더 나은 구성과 문장을 찾아 궁리하고,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지우고 고치면서 고민하고 갈등해야
하는 외롭고 힘든 작업이다.
그래서 부악문원에서의 하루 해는 너무 짧고 바쁘게 느껴진다.
'문화숲에 이는 바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술인재교육은 예산이 아니라 마인드가 우선이다. (0) | 2014.02.20 |
---|---|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는 어려운가 (0) | 2014.01.26 |
애월 한담을 문학의 광장으로 (0) | 2013.10.02 |
야간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총체극 프로젝트 (0) | 2013.07.17 |
토지문화관에서 (0) | 2013.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