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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오솔길 세상이야기

부드러운 남자

강용준 2010. 4. 19. 10:29

부드러운 남자


작년 일 년 제주문협을 이끌어 오면서 내 자신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 느꼈다.

예전에 회원들을 접하는 경로는 제주문학을 통하여 작품을 발표하고,

가끔 문학행사에서 회원들과 대면하는 기회가 전부였다.

그런데 회원들에게 비치는 내 모습이은 너무 강직하다는 거다.

작품 자체도 그렇고,

가끔 공적인 자리에서 발언을 할 때 보면 타협의 여지없이 주장이 너무 강하다는 거다.

그런 강직한 성격 때문에 많은 회원들을 이끄는 자리에 앉아

과연 잘해 낼 수 있겠냐고 우려 하는 분이 많았다는 게 사실이었다.

그건 회원들과의 소통 부족과 덕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남의 눈에 비치는 내 모습이 참 모습이라면,

대화의 부족으로 인해 많은 오해가 생기고 편견이 생긴다는 건

참 억울하고 불행한 일 아닌가?

나도 알고 보면 참 부드러운 남잔데...


그래서 내 자신이 변해야 협회가 변할 수 있다는 일념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의도적으로 회원들을 많이 만나려 노력했고 인간관계 서적을 가까이 하는 계기도 됐다.

유치하고 경박하게 느껴졌던 유머들도 일부러 찾아서 익히고,

굳게 다문 입을 열면 표정도 밝아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무뚝뚝한 인상이 카리스마가 있을 진 몰라도 사람들을 경계하게 한다는 것과

재미있는 유머 한마디가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의 의미를 체험으로 깨달았다.


지도자는 단체의 얼굴이라 한다.

회장의 표정에 따라 단체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리더의 인품에 따라 대외적인 신인도가 변하고,

지도자의 철학에 따라 공동체의 명운이 갈린다는 건

굳이 역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왔다.

많은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겠다고 큼지막하게 얼굴을 내걸었다.

모두들 부드러운 남자라고 웃고 있지만

우리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 줄 소통의 달인은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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