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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젊은 예술나무

연극인 김광흡

강용준 2013. 3. 20. 08:44

 

 

 

 

공연기획자, 극단이어도 대표 김광흡을 만나다

 

 

극단대표 이외에 로드엔터테인먼드 대표로 무척 바쁘신 걸로 아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 극단 이어도 대표 이외에 제주예총 감사와 이도1동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회의나 행사가 종종 있지만

집과 극단 사무실을 오가며 비교적 단조로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극단에서는 제25회 청소년 연극교실이 운영 중에 있으며,

제주들불축제에 제주어 연극 ‘의논허멍 삽주양’ 이 참여하기로 되어 있어서 연습 중에 있습니다.

 

 

아주 열심히 사시는 군요. 연극 판에 발을 들여 놓은지 꽤 되었죠? 연극을 하게 된 무슨 계기라도 있나요?

 

- 연극은 우연치 않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설날이 되면 우리 마을에선 마을잔치를 했었어요.

그러던 것이 우리가 졸업하기 한 해전부터 마을 잔치가 없어졌죠.

학력고사가 끝나고 무료하게 지내던 동창생들이 모여서 우리가 마을잔치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와서

 마을 어른들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하더군요.

그래서 후배들까지 끌여들여서 부랴부랴 노래팀, 댄스팀, 연극팀을 만들어 팀별로 마을잔치를 준비하게 되었죠.

이러한 경험이 대학에 들어가서 연극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고 연극동아리 활동을 통해 극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님들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극단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우연한 기회가 발목을 잡았군요. 극단이어도와는 어떤 인연이신지 또 어떻게 활동하고 계신지요?

 

- 대학을 졸업하고 극단 이어도 식구들과 자주 어울렸는데 그 당시 대표님이 연출을 해보라는 권유로

아동극 <장화신은 고양이> 작품을 연출 하면서 자연스럽게 극단 이어도 식구가 되게 되었죠.

그때가 1994년도였으니까 지금까지 극단 이어도에서 3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고 자작 연출로 <마지막 울림-2002>

 <소원풀이-2008> <동행-2010> 세 편을 공연했어요.

그리고 2006년 말부터 현재까지 극단 이어도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현재 극단 이어도 단원들은 30여명으로 주부, 직장인이 대다수인데 그나마 꾸준히 하는 연기자는 10여명 수준입니다.

연극만을 하며 생활하기에는 연극 현실이 너무 열악한 것이 사실 아닙니까?

그나마 극단 이어도는 창단 10주년인 1988년부터 시작한 극단 이어도 청소년 연극교실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어서

연극의 저변확대 및 인재 양성에 기여해 왔지만 청소년들은 고교 졸업을 앞두면 대부분 타 지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아

제주에 남는 인원이 극소수에 불과 하고 그마저도 연극에 전념하고자 하는 인원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아주 고생 많으시군요. 헌데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로드엔터테인먼트와

미예랑 소극장을 창설 운영하고 있는데 초창기에는 유급단원제로 운영했었죠?

 

- 2007년 미예랑소극장을 개관한 이유는 한마디로 연극을 제대로 만들고 싶었고 연극을 많이 올리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타 장르와의 다양한 교류와 공연을 통해서 제주의 공연문화가 한 단계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이 있었어요.

그래서 극단 이어도 상설 공연 시리즈를 만들어 장기공연도 해봤고 ‘도심속의 작은 음악회’를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상시 공연 하면서

소극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고 그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거리예술제를’

기획하고 주관하면서 소정의 목표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창출하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쳤어요.

또한 내부적으로는 스텝인력의 정기적인 인건비는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킨 결과를 낳았어요.

그래서 현재는 스텝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운영 하고 있어요.

 

 

서울에서도 어려운데 지역에서 소극장 운영은 말할 여지가 없겠죠.

그래도 미예랑소극장이 거둔 성과도 있지 않나요?

 

미예랑소극장은 2008년에 시작한 ‘도심속의 작은 음악회’ 가 2012년 12월 까지 95회 공연을 개최 하였고

매해마다 청소년 연극교실 40일, 제주특별자치도 노인전문보호기관과 함께하는 ‘빛누리 실버 연극단’ 연습 수업 30일,

제주지역 아동센터 4곳과 같이 하는 연극 동아리 ‘너나들이’ 수업 40일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 하였고,

대관공연 20여회를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극단 이어도의 작품 연습과 공연 등으로 한해 평균 150일 정도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런 노력들이 제주연극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아닐까요? 제주연극의 과제와 그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면요?

 

- 제주연극의 과제는 스스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 과제를 당장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주연극협회소속 극단들이 지원금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시급힌 과제는

도립(혹은 시립)극단이 하루 빨리 생겨나야 된다고 봅니다.

도립극단이 생겨남으로써 연극인들과 또한 연극 지망생들에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러한 동기부여가 되었을 때 기존극단이나 연극인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연극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또한 공공극단과 민간 극단 간의 경쟁을 통해서 제주 관객들도 보다 수준 높은 연극을 관람 할 수 있을 거구요.

또 한 가지 시급한 것은 내부적으로는 젊은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어려우면서도 시급한 문제가 인재양성이 아닌가 싶어요. 좋은 인재들은 모두가 서울로 가기를 희망하는데,

이 문제 또한 제주에 도립극단이 생긴다면 연극을 배우고자 하는 지망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면이 한정이 되어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없어 아쉽습니다. 끝으로 한 말씀해 주세요.

 

- 그동안 극단 이어도 대표로서 너무 내부적인 활동 속에서만 고민하고 일해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보다 큰 그림으로 연극이 처한 문제들을 바라보고 그 문제들을 해결 하고자 노력해볼 계획입니다.

우리들이 처한 문제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제주의 연극 발전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한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대담 : 강용준(희곡작가)

 

한국연극 (2013.0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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