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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나무 가지치기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를 맞이하며

강용준 2023. 6. 8. 11:08

 제주에서 '전국연극제'가 처음 개최된 것은 1992년 제10회 대회였다.

 1982년 창설된 전국지방연극제가 2회를 마치고 전국연극제가 됐고, 2010년대를 지나며 서울 팀이 참가하면서 대한민국연극제로 개칭되었다.

 2001년에 제19회 전국연극제가 두번 째로 제주에서 개최되었을 때는 집행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기획하며 노심초사했던 감회가 새롭다.

  당시는 현대식 공연 시설을 갖춘 곳이 문예회관 대극장뿐이어서 당일 공연팀이 저녁 늦게 무대를 철거하면 다음 팀이 밤을 세워 장치를 시작해 오후 3시 공연에 맞추어야 하는 형편이었다. 그와 같은 무대 제작진의 상황은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제주도는 버스를 상시 대기시켜 전날 공연이 끝난 팀을 하루 종일 관광을 시켜주어 큰 환심을 샀다.

 전국연극제를 아예 제주도에 상설화 하자는 얘기도 한국연극협회 차원에서 심도 깊게 논의되었다. 그러나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운 몇몇 지역의 반대로 성사되지는 못했다.

 본선 공연 팀은 각 시도에서 경연을 거쳐 선정된 1팀만이 참가할 수 있다. 서울이나 경기도에선 예선 참가 팀이 많아 본선에 선정되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로 열띤 경쟁을 거친 작품들이 경연을 펼친다. 명실상부하게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작품이 경연을 펼치기에  제주의 연극 매니아들에겐 그야말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2년 만에 다시 제주도에서 대한민국 연극제가 열린다니 벌써 부터 가슴이 벅차 오른다.. 연극제의 준비 상황도 많이 바뀌어서 서울에서 예술감독과 예술팀이 내려와 상주하면서 작품도 만들고 행사 기획을 도와주고 있다.

 옛날보다는 공연장 상황이 많이 좋아져서 제주도에서도 3개의 공연장을 확보했다. 제주문예회관 대극장, 제주아트센터, 비인(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공연장을 확보하면서 참가단체들이 3일의 여유를 갖게 됐다. 하루는 무대를 설치하고 다음날은 리허설을 하고 셋째 날 경연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여유로운가. 밤 새워 무대 만들고 오전에 조명 세팅하고 오후에 리허설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경연에 참가하던 때와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6156시 개막식이 끝나면 개막공연으로 제주의 을묘왜변(1555)을 다룬 연극 치마돌격대라는 작품이 공연된다. 이 작품은 제주의 연기자와 원로배우 최종원 씨와 중앙의 연출가와 무대제작자들이 힘을 모아 만들었다.

그리고 618일에는 한국과 루마니아 합동공연 아르고원정대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한국의 연기자들이 루마니아로 건너가서 현지 연극인들과 호흡을 맞추며 준비한 작품이다. 기대 된다.

문예회관소극장에서 6172023제주국제연극포럼이 열리고, 젊은 연극인들의 무대 네트워킹 페스티벌이 619일부터 23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밖에 본선 공연장 야외무대와 놀이마당 등에서 부대행사도 푸짐하게 열려 축제의 흥을 돋굴 것이다.

공연장에서 연극을 애호하는 많은 도민들을 만나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