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정원joon

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문학의 옹달샘 60

4.3과 나의 문학

숙명처럼 안고 가야 하는 화두 강준(극작가/소설가)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이 『창작과 비평』에 실려 4·3이 처음 공론화되던 해에 나는 제주에서 「극단이어도」를 창단했다. 당시는 유신정권 치하였고 이어서 전두환 군사정부가 들어서면서 문학이나 예술 작품에 대한 검열이 아주 엄중하던 때였으니 현기영 선생이 당한 고초는 말을 하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시대 정신을 천착하는 제주 출신 문인이라면 4·3은 숙명처럼 안고 가야 하는 화두다. 평생 글을 쓰더라도 작가를 대표하는 작품은 두세 편 정도인데 내 희곡에서의 출세작「폭풍의 바다」와 「좀녜」는 모두 4·3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돌이켜 보니 발표한 작품 중 열댓 편 정도가 4·3을 소재 또는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그 아픔의 질곡 속에서 나도 30여 년..

문학의 옹달샘 2021.04.01

전영택 문학상

소설가 전영택은 1919년 창조 동인으로 1920년대 대표적인 작가이다. 대표작으로 당대 하층민들의 삶을 극명하게 조명한 이란 작품이 있고 한국문인협회를 창립하여 초대 회장을 지낸 분이다. 작가에게 상이란 걷고 있는 길에 대한 격려이자 자기 확인이다.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 강준 작가, 한국문인협회 제6회 전영택문학상 수상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승인 2020.08.31 17:47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이광복)가 선정하는 전영택문학상 올해 수상자로 제주 출신 강준 작가가 포함됐다. 한국문인협회는 31일 제6회 전영택문학상 수상자를 결정, 발표했다. 전영택문학상은 협회가 창작 활동에 전념하는 문인들의 문학적 업적을 포상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올해 수상자는 강준 작가..

문학의 옹달샘 2020.10.08

<랭보, 바람구두를 벗다> 서평 기사

욕망과 역사 직시하는 강준의 시선 제주의 소리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승인 2020.08.21 17:39 신작 희곡집 ‘랭보, 바람 구두를 벗다’ 발간 출처=알라딘. 연극인, 희곡 작가, 이제는 소설가의 길을 걷고 있는 강준(본명 강용준)이 새 희곡집을 펴냈다. 제주 역사 위에서 인간의 욕망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랭보, 바람 구두를 벗다》(청어)이다. 강준은 이 책에서 ▲내 인생에 백태클 ▲돗추렴 ▲랭보, 바람 구두를 벗다 ▲게스트하우스 꿈 등 희곡 4편과 창작뮤지컬 를 실었다. 저자는 해녀, 4.3, 만덕 등 제주를 잘 나타내는 소재를 다루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의 욕망을 솔직하게 다루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것은 지저분하면서 처절하고 때로는 애틋한 우리의 민낯이다. 에서 주인공 ..

문학의 옹달샘 2020.08.22

<강준 희곡집> 랭보, 바람 구두를 벗다

***작가의 말 동시대 인간들에 대한 변명 200년에 걸친 십자군 원정은 그리스도교의 성지를 탈환한다는 명분의 전쟁이었지만 이슬람을 비롯한 동방 문명에 대한 질투와 선망이 동기였다. 그들은 향료, 보석을 비롯한 동방의 문물을 약탈해 가면서 한센병(나병)과 흑사병(페스트)도 서구로 가져갔다. 그 결과 14세기 중반 유럽에서 시작한 페스트는 6천만 명이라는 엄청난 사망자를 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대규모의 사상자는 없지만, 21세기 전 세계를 원정하며 인간 생활을 통제하고 있다. 이 시대 이후 세상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페스트 이후 『데카메론』, 『페스트』 같은 작품들이 나왔듯이, 코로나19를 소재로 한 세계적 명작들이 쏟아져 나올 것인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 대중을 상대로 하는 공연예술이 위..

문학의 옹달샘 2020.06.27

해방이후의 제주문학사(산문)

제주도문학사 해방이후의 제주문학(산문) 강용준(극작가/소설가) 1. 해방과 1950년대의 문학 가. 이 시대의 한국 사회 흐름 1) 해방 후 혼란 1910년 한일합병으로 대한제국을 통치하던 일본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천황이 항복을 선언함으로써 36년 만에 대한민국은 일본의 압제 하에서 해방을 맞이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국과 소련은 각기 한반도를 38도 선을 경계로 이북은 사회주의 정권인 소련이 이남은 미국이 주둔하여 신탁통치를 감행함으로써 해방된 한국을 양분시켜 놓았다. 해방이 되자 해외에서 많은 독립지사들이 돌아오고 일본에 유학했던 젊은이들이 귀국하게 됨에 따라 하나의 통일된 조국을 원했던 이들은 신탁통치의 부당함을 외치며 시위를 계속했고, 김구 같은 민족주의자들은 북한을 오가..

문학의 옹달샘 2019.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