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정원joon

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시를 읽는 벤치 39

달과 꽃

달과 꽃 고진하 복잡한 달의 사생활을 누가 알랴만 어쩌자고 오늘은 메밀밭에만 애틋한 시선을 던지나 사위는 온통 캄캄한데, 메밀밭에만 흰 소복 뒤집어 쓴 달의 정령들 피어나, 깊은 속울음을 속울음을 꾹꾹 참고 저리도 눈부신가 그 속울음 터지면, 막무가내 터진다면 눈물꽃처럼 그렁그렁한 가을 열매의 꿈도 찢어지고 무슨 고요도, 여분도, 눈부신 사랑의 영토도 산산조각 나겠구나 잠시 달이 머물다 가는 이룰 수 없는 연정의 종점 같은 눈부신 메밀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