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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나무 가지치기

제나 잘콴다리여

강용준 2022. 3. 7. 17:32

 오랜만에 제나 잘콴다리여란 연극 한 편을 보았다. 제니잘콴다리여. 말을 안 듣더니 아주 쌤통이다 라는 뜻의 제주어이다. 서울서 활동하는 제주 출신 연극인들로 구성된 극단 제주괸당들이 만든 제주어 연극이다.

 「극단 제주괸당들2019년 말모이 연극제를 개최하면서 만들어졌다. 말모이 연극제는 일제 강점기 때 최현배 박사가 전국의 언어를 수집하여 만든 우리말 사전 말모이에서 유래했는데 전국의 지방어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어 금년까지 4회를 진행 했다. 그러고 보면 「극단 제주괸당들」은 제주어 연극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이다.

 「제나 잘콴다리여」(강재권 작/연출)는 2022년 출품된 작품이.

작품의 내용은 제주어를 하나도 모른 우진(신지인 분)이 애인과의 약속이 어그러지면서 혼자서 서귀포 남원읍에 있는 여자친구인 미란의 친가를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주로 제주어의 뜻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곡해하여 생기는 에피소드를 연결 시킨 소극이다.

 70분 동안의 런닝 타임인데 전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웃음을 자아냈다.

 처음으로 고향의 관객들을 찾은 이 작품은 연극으로 살아난 제주어의 묘미를 잘 살리며 나이 많은 관객들에게 흐믓함을 주었다.

 「극단 제주괸당들의 구성원들은 대표이자 중견 배우인 신혜정, 원로 연극배우 고인배, 연출가 송윤석, 극작가 강재권, 배우 조옥형, 배우 신지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제주어 연극의 시초는 1979극단이어도에서 공연한 장개 호끔 갑서양(강용준 작/연출)이란 작품이다.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되살려 쓰고 보존하는 차원에서도 제주어 연극의 의미와 가치는 매우 크다. 활자로 제주어 작품을 쓰는 것보다 실제 무대상에서 재현되는 구어체의 언어가 훨씬 생동감이 있고 제주어를 파급하는데도 현실적이고 효용성이 높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제주어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연극을 보게 되기를 바라며, 이 극단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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