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철 시인은 1957년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25살이 되던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겨울귤밭’이라는 시조로 등단하며 제주 문단에 혜성같이 나타났다.
1973년 서귀농고 시절 정인수 선생을 만나 시조 공부를 시작했고, 1976년부터 ‘정방문학’ 동인으로 활동을 하면서 시인 한기팔 선생과 교유했다. 1977년에는 「시림」동인으로 참가하며 박기섭, 이정환 시인을 만난다.
그는 말이 적은 편이었으나 유머가 풍부했다. 친했던 문우와의 기행도 간간히 전해졌다.
그는 1982년 서귀포시청 근무를 시작으로 30여 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고 2014년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 문화예술계장으로 공직을 마쳤다.
등단 40년이 넘는 기간에 낸 시조집은 『개닦이』1988. 『사고 싶은 노을』2004, 『누구라 종일 흘리나』2009. 『터무니 있다』2015, 『오키나와의 화살표』2019, 『사람보다 서귀포가 그리울 때가 있다』2022, 『다 떠난 바다에 경례』2023. 7권의 시조집을 냈다. 첫 시집을 내고서 16년간은 작품집이 없다. 투병 중에 낸 시집 두 권을 빼면 과작이다.
오 시인은 창의성이 풍부하면서도 매우 진중한 사람이다. 시 한 편을 만드는데도 꽤 오랜 시간 열정을 바친다. 그는 걸어 다니면서도 시를 머릿속에서 굴리며 오랜 시간을 숙성시킨 뒤에 야 지면에 발표한다. 자신이 쓴 시는 전부 외울 수 있다고 자부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그의 시 한 편 한 편이 흠잡을 수 없을 만큼 세련되고 보석처럼 아름답다.
나는 그를 문화운동가로 기억하고 싶다.
그는 제주에 살면서 문학만이 아니라 다른 장르의 예술인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만든 단체가 ‘바람난장’이다. 여기엔 문학인, 시낭송가, 연극인, 음악인, 화가, 사진작가, 무용가, 국악인 등 예술의 전 장르를 망라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 제주의 역사와 문화, 인물과 관련 있는 장소를 찾아가서 한 판 난장을 벌이는데 몇 년째 계속해 오고 있다.
그는 서귀포 칠십리 공원에 시비를 조성하여 시(詩)공원을 만드는 데도 앞장서서 서귀포를 노래한 전국 유명 시인의 작품을 모아 놓는 일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서귀포문인협회 회장 시절에는 ‘전국문학인 대회’를 서귀포에서 개최하였으며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와 ‘서귀포칠십리문학제’를 운영하여 서귀포가 문향임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오 시인의 창의적인 업무 능력은 중앙에서도 통하여 ‘오늘의 시조시인회의’ 의장직을 맡기도 했다.
그는 시조문학인의 양성을 위해 2000년 ‘정드리문학회’을 만들고, 제주방송대 국문과 출신으로 시조동인인 ‘바람집사람들’, 오씨 문중 문학단체인 ‘수산봉문학회’ 결성에도 앞장섰다. 그의 지도를 받고 등단한 시인도 부지기수다.
제주문인협회 회장직을 맡을 때는 투병 중이어서 주변에서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투병의 고통을 이겨내며 제주문학의 발전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일념으로 회장에 취임했다. 그리고 문협의 발전을 위해 ‘제주어특별위원회’와 ‘청년문학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혁신적인 활동을 펼치던 중 부음이 들렸고, 2023년 5월 22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선영에 묻혔다. 부디 영면하시길..
그가 뿌린 씨앗은 세월이 갈수록 개화 만발하여 제주문단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 수상 경력
1997년 한국시조문학상(「사고싶은 노을」 )
2005년 이호우문학상(「송당 쇠똥구리」)
2006년 유심작품상
2010년 중앙시조대상(「셔?」)
2014년 오늘의 시조문학상(「터무니 있다」)
2016년 한국시조대상(「몸국」)
2019년 고산문학대상(「오끼나와의 화살표」)
2020년 열린시학 한국에술상(「오름의 내력」외)
2020년 서귀포문학상(「오끼나와의 화살표」)
2021년 제주문학상(「길 하나 돌려세우고」시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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