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질빵
홍성운
정류장 담벼락에 무덕진 풀을 보고
아내를 툭 치며 이름을 물었더니
글쎄요 들풀이겠죠
시큰둥한 대답이다
아니 우리 장모님 지금 백 세 아닌가
맞는데요 뜬금없이 나이는 왜 물어요
이 풀이 사위질빵인데
사위 사랑은 장모님 아냐
뭔 소리요 마디마디 그냥 끊기는데요
그게 힘쓰지 말라는 깊은 뜻 아니겠소
이 화상 낮술을 했나
마당쇠가 웃겠소
짖궂게 농담하다 장모님을 뵙는다
한 세기 건너온 몸이 사위질빵 같지만
미소를 놓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쓰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