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2023년 11월30일 발간 시집
눈물로 돌을 만든다
이재훈
태양은 사막을 만들고
구름은 비를 만들고
눈물은 사람을 만든다.
시를 쓰는 사람.
눈물의 사제여.
돌은 복수를 모르고
변신을 모른다.
온몸을 섭리에 맡긴다.
평생 구르는 노동과
몸을 벼리는 일만 안다.
땅의 온갖 죄를 돌에게 담당시켰다.
던지고 차고 묻고 깼다.
썩지 않은 형벌을 가졌다.
침묵을 지키는 몸.
공중에서도 바닷속에서도 땅속에서도
몸을 부딪칠 수 있는 용기.
사람 이전부터 지구 이전부터
우주를 떠돌았을 천형의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