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김영순
세상에 함부로 놓아선 안 되는 게 있다
아버지는 그것을 가족에 대한 예의라 하셨다
서늘한 고삐의 행간
일기장에 고여 있다
말이 보는 세상이 네가 보는 세상이다
너무 꽉 잡지도 말고 느슨하게도 말고
언제든 잡아챌 수 있게
손안에 쥐고 있어라
사람이 만만해 뵈면 제 등에 태우지 않는다
몇 걸음 걷다가 내동댕이치더라도
고삐는 절대 놓지 마라
방향타가 될 터이니
고삐
김영순
세상에 함부로 놓아선 안 되는 게 있다
아버지는 그것을 가족에 대한 예의라 하셨다
서늘한 고삐의 행간
일기장에 고여 있다
말이 보는 세상이 네가 보는 세상이다
너무 꽉 잡지도 말고 느슨하게도 말고
언제든 잡아챌 수 있게
손안에 쥐고 있어라
사람이 만만해 뵈면 제 등에 태우지 않는다
몇 걸음 걷다가 내동댕이치더라도
고삐는 절대 놓지 마라
방향타가 될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