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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꽃 향기

댄싱퀸

강용준 2012. 2. 23. 11:48

 

 

 

한국 영화의 소재가 다양해졌다.

문득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이 나서 영화관을 찾았는데

사실 보고 싶은 영화는 따로 있었는데 시간에 맞는 영화가 ‘댄싱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는 감동도 있었고, 재미있었다.

코미디로 분류되어 있었지만 한국 정치에 대한 풍자와 시사적인 여러 문제들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고 있어, 보는 내내 혼자 킥킥거리며 웃기도 하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초등학교 때 서울로 전학 와서 자리 배정하는데 민주주의가 등장하고, 엄정화네 집에 세들어 살게 된 황정민이가 10년 뒤 고대 법대생과 연대 사회체육과생으로 만나는데 만남 자체가 웃긴다. 버스 안에서 엄정화의 엉덩이를 만지는 치한으로 오해 받은 황정민은 파출소에 끌려가서야 둘 사이의 신분이 밝혀지는데 이건 좀 억지인 것 같고.

그래서 둘이는 결혼하게 된다는 설정도 개연성은 있지만 설득력이 부족하고.


여하튼 신촌마돈나로 불리던 엄정화는 어렸을 적 꿈이 댄스 가수가 꿈이었고, 황정민은 7전 8기만에 사법고시에 붙어 변호사가 되는데, 지하철역에서 철로 변에 사람이 떨어졌는데 누가 뒤에서 떠미는 바람에 우연하게 사람을 구하게 된 황정민은 일약 영웅이 되고 인권변호사가 되어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데...


반전은 공천 경쟁에서 앞서가던  황정민이 늦깍이 댄스가수 엄정화 때문에 봉변을 당하고 후보사퇴의 위기에 놓이게 되나 오히려 ‘가정은 다스리는 게 아니라 함께 가는 것, 서울 시민도 다스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말로 자신의 순수성을 드러내면서 동정표를 얻으면서 후보가 된다.


90년대 정치적 상황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 전개도 탄탄하지만, 아이돌가수 전성시대와 서울시장선거라는 소재 자체가 시의적절했고,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가 미래지향적으로 다가왔다.

엄정화의 춤과 노래 솜씨가 일품이었고 황정민의 꺼벙한 연기가 능청스러울 만큼 호흡이 척척 맞았다.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버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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