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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영화꽃 향기

화차

강용준 2012. 3. 25. 21:10

 

 

 

 

 

줄거리

그녀가 사라졌다! 결혼 한 달 전,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휴게소에 들른 문호와 선영. 커피를 사러 간 사이 선영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나가고, 돌아온 문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문이 열린 채 공회전 중인 차 뿐이다. 몇 번을 걸어봐도 꺼져있는 휴대폰, 내리는 빗속으로 약혼녀가 사라졌다. 그녀의 모든 것은 가짜다! 미친 듯 선영을 찾는 문호. 돌아온 그녀의 집은 급하게 치운 흔적이 역력하고 다니던 회사의 이력서까지 허위다. 단서가 사라질 ..

 

 

화차(火車)라고 해서 옛날 불을 때서 달리던 증기기관차인 줄 알았는데

“생전에 악행을 많이 한 사람을 불지옥으로 데려가는 불수레”라고 한다.

 

일본의 동명 소설을 각색하여 만들어진 이 영화는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졌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일본 것보다 몇 배 낫다. 이 영화를 보고 며칠 후 일본판 영화를 인터넷을 통해 봤다.

 

위 줄거리처럼 약혼을 하고 시골 부모님 집에 인사 가는 도중에 휴게소에서 잠시 커피를 사러 간 사이 사라진 약혼녀. 집에 돌아와 보니 약혼녀는 지문조차 남기지 않고 제 짐을 가지고 사라져 버리고, 영문도 모른 주인공은 그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그러나 약혼녀의 뒤를 캘수록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는 주인공.강력계 형사인 외사촌형에게 수사해 줄 것을 의뢰하고, 점점 실체가 드러나는데 결국 자신이 믿었던 약혼녀는 이름마저 가짜이고, 남의 이름을 빌어 사는 살인마임이 드러나는데...

 

1990년대의 경제 불황으로 인한 개인파산, 사채 업자의 횡포 속에 정신적 파산까지 안게 되면서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소시민의 부조리한 삶을 고발한 작품이다.

 

그런데, 일본 영화와 다른 점은 한국영화는 수의사인 주인공이 형사와 함께 또는 따로 약혼자의 행적을 뒤쫓는다.

일본 화차는 약혼녀의 실체를 알게 된 주인공은 여자를 찾아내는 일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고 의사의뢰를 철회하는데, 형사는 그녀가 누군지 알고 싶어서 혼자 추적을 시작한다.

 

엔딩도 한국 영화는 여자가 주인공을 만나자 자책감에 난간에 떨어져 자살하는 것이지만 일본 영화는 형사가 여자에 대한 연민으로 여자를 체포하며 '당신이 살아온 시간,  쫓기게 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것으로 처리한다. 자연히 당사자의 시선으로 약혼녀의 실체를 쫓는 한국영화가 더 긴박감이 있었다.

그 만큼 시나리오가 치밀하고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연기도 좋았지만, 이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나리오를 각색하고 연출한 감독의 공이 제일 컸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의 영화도 엔딩부분에서 주인공이 약혼녀를 만나는 부분, ‘자기를 정말 조금이라도 사랑했냐’고 묻는 질문은 신파 같았다. 그 순간에 그런 확인이 꼭 필요했을까? 그것이 약혼녀를 추락사하게 한 동기가 될지 몰라도 이 부분을 좀더 승화시켰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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