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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연극나무 가지치기

해경무렵

강용준 2022. 10. 18. 19:57

일년에 한편 초연작 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금년엔 운 좋게 일주일 사이에 두편이 올라간다.

 

작의

 

화해, 인간애의 아름다운 하모니

 

마을마다 금채기간을 정해 미역 채취를 금하다가 대개 음력 3월 초가 되면 채취를 허가하는데 이를 해경(解警, 허채, )이라 한다.

 

제주사람들에게 43이란 현재도 치유되지 않은 아픔의 역사다.

가해자건 피해자의 가족이건 그 앙금은 지금도 풀리지 않고 있다.

한 마을에 살고 매일 얼굴을 대하면서도 누구도 꺼내기 두려워하는 얘기를 바다의 끈질긴 생명력과 해경이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화해를 시도해 보고 싶었다.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인데, 폭력으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났지만 누구하나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이 없다. 준열한 참회가 없을 때 비극의 역사는 되풀이 된다.

집착은 욕심을 잉태하고, 욕심은 죄악을 낳지만, 참회에 진정성이 있다면 죄악은 이미 용서된 것 아닐까?

 

산업화의 바람을 타고 바다는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다는 해녀의 땅이자 생명줄인데, 땅을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들의 끊임없는 투쟁은 인간의 역사 그 자체다.

43을 배경으로, ‘작지왓이라는 땅을 매개로 이루어진 인간들의 욕심과 갈등이 피를 섞은 친척 간에 이루어진데서 비극은 해결될 수 없는 파국을 맞는다.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 혼자면 이 세상이 무슨 소용인가?

해경을 통해 바다는 어울리며 살라고 가르치는데....

화해, 그건 참회와 용서에 의해 가능한 인간애의 아름다운 하모니다.

 

이막순이라는 인물의 인생역정을 통해, 세파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늘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며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인생을 그려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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