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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문학의 옹달샘

끌림

강용준 2010. 5. 27. 09:24
지은이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출간일
20050701
장르
기행(나라별)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청춘의 뜨거운 심장 같은, 사람과 사랑과 삶의 TRAVEL NOTES, 그래 끌림!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를 펴낸 시인이자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구성작가 이병률의 여행산문집. 지난 10년간 50개국, 200여 도시를 여행했다는 저자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미국, 모로코, 페루, 인도, 네팔 등 아시아, 유럽 및 북남미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사진과 글로 기록한 순간들을 한 데 모았다. 여행산문집이지만 여행정보나 여행지에 대한 감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떠남' 자체의 흔적을 투명한 감성으로 포착했다. 여행가방에 쏙 들어옴직한 작은 사이즈의 책 크기도 그렇거니와 오돌도돌 책 표지를 장식한 남미 시인의 시 구절을 점자처럼 만져보는 재미, 표지 한 꺼풀을 벗겨 초콜릿으로 발라놓은 듯한 속표지 등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 책은..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여행을 가면서 책 두 권을 가지고 갔다.

하나는 <끌림>이라는 여행노트고, 또 하나는 어느 여류시인의 시집이다.

여행 중에 책은 비행기 안이나 장거리 이동시 버스 안에서 읽기에 적당하다.

허나 중국의 도로는 울퉁불퉁해서 책 읽기에 쉬 피로가 왔다.


사실 여행 중에 책을 읽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비싼 경비를 내고 여행을 왔으면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거리의 풍경들, 들과 산의 모습들, 나무들과 강과 사람들의 모습들을 스캔하여 뇌리에 저장하고, 여행 노트에 기록해 두는 게 훨씬 유용한 일이다.


그래도 따분하다면 짤막하게 쓰인 수필집, 시집들을 휴대하는 것이 좋다.

이병률 산문집 <끌림>은 사진들과 함께, 그가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여행한 나라들에 대한 체험과 명상의 기록이다.

책 제목도 그랬지만 첫 장을 읽고 나서 아주 반하게 된 책이다.


“열정이란 말에는 한 철 태양이 머물다 지나간 들판의 냄새가 있고,

이른 새벽 푸석푸석한 이마를 쓸어올리며 무언가를 꺼적이는 청년의 눈빛이 스며있고 ...

열정은 그런 것이다. 그걸 모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어둠에 놓여 있는 상태가 되고, 그걸 갖지 아니하면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낮선 도시에 떨어진 그 암담함과도 다르지 않다.”


문장이 감각적이면서도 유려하고, 감수성이 명민하며 사려가 깊은 글이다.

‘사랑해라’라는 제목의 글은 여행내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사랑을 자꾸 벽에다가 걸어두지만 말고, 입고 그리고 얼굴에 문대라. 사랑은 기다려 주지 않으며 ....

그렇게 사랑은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당신에게 많은 것을 쏟아놓을 것이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세상을 원하는 색으로 물들이는 기적을 당신은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해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잃어온 것보다 다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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