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정원joon

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영화꽃 향기

강용준 2010. 7. 8. 13:32

 
장르
한국 드라마
감독
영화 줄거리
한강을 끼고 있는 경기도의 어느 작은 도시,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미자(윤정희). 그녀는 꽃 장식 모자부터 화사한 의상까지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도 많은 엉뚱한 캐릭터다. 미자는 어느 날 동네 문화원에서 우연히 '시' 강좌를 수강하게 되며 난생 처음으로 시를 쓰게 된다. 시상을 찾기 위해 그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을 주시하며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는 미자. 지금까지 봐왔던 모든 것들이 마치 처음 보는 것 같아 소녀처럼 설렌다. 그러나,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찾아오면서 세상이 자신의 생각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이창동은 소설가 출신의 영화감독이다.

그가 왜 소설을 그만두고 영화에 뛰어들었는진 알 수 없지만 소설가로서보다 영화감독으로서의 업적은 예술영화계의 독보적 영역을 차지할 만큼 대단하다.

 

그는 주로 사회문제로 인해 소외되거나 고통 받는 인간의 본성을 다룬다.

'초록물고기'에서 조폭의 정부를 사랑한 막동(한석규), '박하사탕'에서 광주항쟁의 피해로 인해 자살할 수밖에 없는 영호(설경구), '오아시스'에서 장애인과의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종두(설경구), '밀양'에서 유괴된 아들을 찾는 여인을 사랑하는 종찬(송강호), 그리고 성폭행한 손자의 위자료를 위해 몸까지 파는 '시'의 미자(윤정희)가 그들이다.

 

그는 겨우 다섯 작품을 만들었지만  만들 때마다 이슈를 만들었다.

사회성이 강하고 다분히 정치적이며 리얼하기 때문이다.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을 만큼 그의 작품은 치밀하고 완벽하다.

특히 ‘박하사탕’의 경우 구성이 현재에서 최근의 과거로, 점점 멀어지는 과거로 독특한 구성법을 통해 세익스피어 연극이후 새로운 구성법을 착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시’는 극도로 절제된 음악, 생략과 상징을 통해 시처럼 흐르는 화면 구성 등 제목 그대로 시 같은 작품이다.

72세의 나이에도 양미자역을 연기한 윤정희는 너무 조심스러워서 그런지 갑갑한 느낌이 들었다.

양미자는 손자의 성폭행을 해결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면서도 시를 쓰고픈 욕망을 놓지 않는다.

그러나 손자가 경찰서로 잡혀간 다음날 한편의 시를 남기고 죽는다.

 

그런데 왜 죽어야 하는지 동기부여가 설득력이 부족했다.

알츠하이머 병 때문에?

성폭행 당하고 강물에 투신한 여학생처럼 그녀도 강물에 몸을 던졌다는 메시지만 남을 뿐.

유서 같은 시가 흐르는데도 ‘왜?’ 라는 의문을 풀기가 어려웠다.

세상은 ‘시’처럼 아름답다고 느꼈는데, 손자의 일을 겪으면서 결코 아름답지 않다고,

그래서 세상은 살만큼 살았으니 포기하는 것인지?

“시가 죽어가는 세상에 시를 쓴다는 건 무슨 의미가 있는가”란 영화 속 대사로 보면

 인간이 죽어가는 세상에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대답인가?

 메시지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인지 쉽게 써나가다 마지막 부분에서 난해하게 마무리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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