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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제주문학관

2023제주문학관 하반기 비망록

강용준 2023. 12. 7. 14:45

 

7월이 되면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었다. 제주문학관 하반기 사업도 분주하게 진행되었다.

상반기 사업을 정리한 문학인제주2호가 제주문학관 홈페이지에 탑재되었다. 제주문학관을 이용한 사람들이 필자로 참여했다. 4일은 창작집필실 제3기 이용자들이 입주했다. 추첨을 통해 선정된 작가 혹은 예비 작가들이다.

문태준 시인이 지도하는 시 창작곳간새가 허공의 세계를 넓혀 가듯이강좌가 829일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3층 문학 살롱 데스크에는 켈리로 만나는 제주문학이라는 타이틀로 이용자들이 직접 글씨를 써 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제주 출신 현기영 작가가 장편소설 제주도우다를 발간하여 대강당에서 출판기념회를 겸한 북 토크가 열렸다. 사회는 김동윤 교수가 맡았는데 150석 대극장 좌석은 물론 통로에 의자를 놓아야 할 정도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찾아가는 문학교실은 강지헤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로 깜빡이는 문장들을 만지면이란 제목으로 한경면에 있는 예술곶 산양에서 열렸다.

기획전시는 제주근대작가 회고전시리즈로 제주문단의 시작 강통원, 문충성전이 728일 오픈식을 가졌다. 제주의 두 원로 작가의 문학세계를 조명해 보는 시간이었다. 부대행사로 제주중견작가도서전이 북카페에 전시되었다.

 

81일에는 박윤진 소설가의 지도로 어린이 작가교실이 개설되었다.

 

무더위가 수그러들면서 9월에는 다채로운 문학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림책 창작곳간껍데기는 날리고 알곡은 남고강좌가 김영화 작가의 지도로 5일 개설되었다.

내 삶의 변화를 꿈꾸는 우아한 낭독, 제주문학을 읽다란 타이틀로 제주문학관 낭독반프로그램도 16일 개설되었다. 독서지도사인 이명혜 시인의 주도로 매주 토요일 10시에 모여 제주를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을 낭독하며 13강을 진행했다.

문학평론가 김동현의 북 토크가 22일 대극장에서 열렸다. ‘기억되지 못한 말들이란 책을 발간한 출판기념회로 진행자는 손지연 교수였다.

26일에는 제주문단의 시작기획전시의 부대행사로 제주문단의 씨앗을 뿌리다란 행사를 가졌다. 원로 문인 김종원 시인을 모시고 초청 대담을 한 행사였다. 변종태 시인이 진행했는데 제주문단 초기의 소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10월에는 창작공간 제4기 작가들이 입주했다. 이들은 12월 말까지 창작혼을 불태울 것이다.

창작곳간5일 강건모 작가를 초청하여 마음챙김- 에세이 쓰기를 개설했다.

14일에는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30여 명이 제주문학관을 방문하여 전시를 감상하고 세미나를 갖기도 했다.

제주문학관 개관2주년 기념 행사로 2023제주문학난장이 오랜 준비 기간을 가지고 21일 개최되었다. 바당문학을 주제로 윤술 일렁이는 문장의 바다에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작년 이틀 행사에서 예산 관계상 하루 행사로 줄였다.

학술행사로는 바당문학의 위상과 지평을 주제로 한국해양대학교 구모룡 교수의 주제 강연이 있었다. 이어서 제주 바다와 시’(김승립 시인), ‘제주바다와 소설’(오어진)의 주제 발표 후, 김지연 시인과 김소영 강사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오전에 세미나실에서는 바다에서 발견한 짧은 질문, 긴 대답이란 제목으로 한창훈 소설가의 특강이 있었고, 대강당에서는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극 바다가 활짝 피었습니다란 연극이 그녀들의 am극단에 의해 공연되었다.

오후에는 물숨의 기억으로 파도치는이란 제목으로 김신자. 허유미 시인의 북 토크가 좌여순 수필가의 진행으로 이루어졌으며, 대강당에서는 갓대금퓨전국악콘서트가 공연되었다.

한편 야외 부스에서는 제주 바다를 소재로 한 체험 행사가 세군데에서 진행되었고 야외 정원에서는 20명의 시인과 사진작가들의 공동작품으로 시사진전이 전시되고 있다.

제주문학난장 특별기획전시는 제주, 섬과 바다 사이란 주제로 열리고 있고, 부대행사로는 바당문학도서전이 열리고 있다.

 

전망과 소회

 

2024년에는 국가의 긴축예산 편성으로 제주문학관의 예산도 많이 감축되면서 연간 사업들도 줄어들 전망이다. 2기 제주문학관운영위원회가 들어서면 좋은 아이디어로 실속 있는 사업이 진행되길 기대한다.

제주문학관이 본격적이고 전문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려면 현재 제주문학학교 같은 조직에 의한 민간 위탁이 되어야 한다. 행정가나 학예사에 의한 운영에는 문학인들과의 관계나 사업전개에 한계가 있다. 현재의 행정 체계로 운영하려면 학예사가 증원되어야 하는데 전문 문학기획자를 공무로 투입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지금처럼 문화예술팀장 겸임체제가 아니라 제주문학관팀 같은 독립팀제가 시행되어야 훨씬 효율적이고 내실화를 기할 수 있다. 규모를 확장하려면 부설 제주문학연구소를 신설하거나 서귀포 시문학관 창설 등 문학관 부서를 증설해야 한다. 그래서 명예 위촉이 아니라 공채를 통하여 책임과 권한을 가진 관장을 임명해야 한다.

조례가 확정되었으나 시행되지 않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문학상도 제주문학의 위상 제고를 위해서 시급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2004년 제주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 발족부터 제주문학의 집초대 운영위원장, 그리고 제주문학관 초대 명예관장의 소임까지 20년에 걸친 제주문학계에 대한 봉사는 이것으로 끝내고자 한다. 그간에 많은 문인과 머리를 맞대고 숙의를 했고, 많은 분들의 도움을 얻었다. 고맙고 감사하다. 후배와 후임자가 제주문학과 제주문학관을 더욱 빛내주기를 기대한다.

 

강용준(극작가/소설가)

 

문학인제주(제주문학관웹진) 게재(2023년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