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정원joon

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연극나무 가지치기 46

고난한 섬의 현대사 버텨온 제주여인 3대의 인생

고난한 섬의 현대사 버텨온 제주여인 3대의 인생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입력 2022.10.21. 11:39 제주의 소리 제주시·제주연극협회, 11월 1일 화요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서 연극 ‘돗추렴’ 공연 대를 이어 깊게 새겨진 제주 공동체의 희로애락과 정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이 온다. 제주시와 제주연극협회(회장 정민자)는 11월 1일 화요일 오후 4시와 7시30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연극 ‘돗추렴’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제주시가 지원하는 2022 제주소재 창작연극 사업의 일환이다. 그동안 ▲홍윤애(2018~2020) ▲강평국(2021) 등 제주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을 창작하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 공연작 ‘돗추렴’은 제주 출신 극작가 강용준(제주문학관 명예관장)..

해경무렵

일년에 한편 초연작 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금년엔 운 좋게 일주일 사이에 두편이 올라간다. 작의 화해, 인간애의 아름다운 하모니 마을마다 금채기간을 정해 미역 채취를 금하다가 대개 음력 3월 초가 되면 채취를 허가하는데 이를 해경(解警, 허채, 문)이라 한다. 제주사람들에게 4․3이란 현재도 치유되지 않은 아픔의 역사다. 가해자건 피해자의 가족이건 그 앙금은 지금도 풀리지 않고 있다. 한 마을에 살고 매일 얼굴을 대하면서도 누구도 꺼내기 두려워하는 얘기를 바다의 끈질긴 생명력과 해경이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화해를 시도해 보고 싶었다.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인데, 폭력으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났지만 누구하나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이 없다. 준열한 참회가 없을 때 비극의 역사는 되풀이 된..

돗추렴

돗추렴이 제주소재 발굴 창작연극에 선정되어 무대에 오른다. 작가의 글 육식 본능에 의한 폭력의 양태 육식 동물은 다른 동물을 죽여서 음식을 얻기에 거기엔 생명 살상의 폭력이 필수적이다. 고기를 먹는 인간은 태생적으로 폭력적 DNA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에서 이 작품을 구상했다. 돗추렴은 필요한 사람끼리 돈을 염출하여 공동으로 돼지 잡는 일을 말한다. 지금은 양돈업체가 많아서 돼지고기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과거 제주의 시골집에서는 집안의 경조사나 살림살이를 위하여 돼지를 길렀다. 돗추렴하는 날은 마을 잔칫날이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살육의 공개 현장이다. 해체된 고기의 필요한 부분들을 나누어 가지는 일은 원시사회에서 이어오는 전통적 공동체 행사였다. 현대 우리 사회에서도 갑질이라는 이름..

애랑이 넘실을 보고

제주 신화와 역사에 대한 오해 혹은 왜곡 - ‘애랑이 넘실’을 보고 제주특별자치도립예술단 산하 단체들이 모여서 제주특별자치도 문예회관에서 마련한 종합예술극 ‘애랑이 넘실’이라는 작품을 보았다. 무대는 객석 앞부분을 덮어 돌출시킬 만큼 최대한 넓혔다. 이는 제주도립무용단, 제주교향악단, 제주시합창단, 서귀포시관현악단, 서귀포시합창단을 모두 무대 위에 올리기 위한 고육책이었으나 성공했다고 본다. 흥겨운 음악과 어우러진 춤, 연기자들의 잘 훈련된 절도 있는 움직임과 계산된 듯한 스웩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의자와 깃대 등 소품 활용이나 조명을 다양하게 활용한 연출기법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목사 역(최종원)의 능청스러우면서도 노련한 연기는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작품..

제나 잘콴다리여

오랜만에 「제나 잘콴다리여」란 연극 한 편을 보았다. 제니잘콴다리여. 말을 안 듣더니 아주 쌤통이다 라는 뜻의 제주어이다. 서울서 활동하는 제주 출신 연극인들로 구성된 「극단 제주괸당들」이 만든 제주어 연극이다. 「극단 제주괸당들」은 2019년 말모이 연극제를 개최하면서 만들어졌다. 말모이 연극제는 일제 강점기 때 최현배 박사가 전국의 언어를 수집하여 만든 우리말 사전 말모이에서 유래했는데 전국의 지방어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어 금년까지 4회를 진행 했다. 그러고 보면 「극단 제주괸당들」은 제주어 연극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이다. 「제나 잘콴다리여」(강재권 작/연출)는 2022년 출품된 작품이다. 작품의 내용은 제주어를 하나도 모른 우진(신지인 분)이 애인과의 약속이 어그러지면서 혼자서 서귀포 남원읍에..

제주연극70년사

제주연극70년사 제1절 제주연극의 개관 제2절 제주의 전통연희 제3절 시대별로 본 제주 연극 1. 제주 연극의 시원 2. 1950년대의 제주연극 1) 전쟁 속에 피어난 학생연극 2) 악극단의 창단 3) 문총과 신극동인회의 발족 3. 1960년대의 제주연극 1) 제주연극협회의 발족과 학생연극 2) 연극 활동의 공간 4. 1970년대의 제주연극 1) 극협 도지부의 인준과 소인극경연대회 2) 전문 극단의 출현과 서울연극의 공연 5. 1980년대의 제주연극 1) 극단 창단과 각종 연극대회의 부침 2) 전국지방연극제와 제주도문예회관의 개관 3) 제주연극제 창설과 한라문화제 연극제 6. 1990년대의 제주연극 1) 제10회 전국연극제 개최 2) 제9회 전국민족극한마당 개최 3) 소극장연극축제와 제주청소년연극제의 창..

탐나는 샘이나

제 희곡 이 란 이름으로 극단이어도에서 공연합니다. 12월 13일 (일), 12월 19일(토), 12월 20일(일) 오후 2시와 4시 표선면 토산1리 마을회관 앞입니다. 시간되시는 분들 구경오세요. 마스크는 꼭 쓰시구요. 작가의 말 제주 선인들의 위기를 대처하는 지혜 갑자기 젊은 연극인들이 다짜고짜 보름 만에 써내라는 무언의 압력(?)에 의해 쓴 작품이다. 황당한 상황에 한 가지 안심이 되는 것은 평소에 관심을 가져온 제주의 설화에 관한 내용이라는 점이었다. 제주 설화는 탐라 선인들의 가치관, 인생관이 담겨 있는 당대 삶의 나침판이었다. 설화가 단순히 옛 지혜를 담은 것이 아니라 오늘날 삶에도 많은 지향점을 제시해 준다. 고종달 설화만 하더라도 물이 귀한 제주에서 세계인의 음료수가 된 전설, 즉 스토리텔..

2020자청비

서울 대학로에 제주어로 그릴 불멸의 '자청비' 말모이연극제에 재경제주연극인 '괸당들'과 극단 세이레 참가 괸당들은 제주 강준 작가 희곡 바탕 현대적 관점 '자청비2020' 세이레는 2012년 고나마루향토연극제 대상작 '자청비' 무대에 한라일보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10.08. 00:00:00 극단 괸당들의 '자청비2020'. 제주 연극인들이 한글날이 있는 10월에 제주어와 제주신화가 만난 무대를 서울 대학로에 펼쳐놓는다. 제2회 말모이연극제 제주 참가작으로 공연되는 극단 괸당들의 '자청비2020'과 극단 세이레의 '자청비'다. 극단 괸당들은 재경제주연극인 모임을 기반으로 2019년 프로젝트 극단으로 꾸려졌다. 지난해 첫 말모이연극제에서는 '눈오는 봄날'로 제주어의..

활로를 모색하는 제주의 연극, 연극인

제주 연극의 모태 자연 천혜의 휴양과 관광의 도시 제주, 설문대할망, 자청비 등 일만팔천 신의 고장인 제주에는 예로부터 많은 전설과 신화, 전통 연희들이 전승되면서 연극적인 싹이 움터 왔다. 즉 제주 연극의 모태는 제주의 전통 연희다. 제주의 전통 연희는 주로 굿의 형태로 민중들에게 다가섰는데, 이는 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을 대동단결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제주의 굿은 언어 위주의 신화인 ‘본풀이’를 굿본으로 하여, 춤 위주의 ‘맞이굿’, 연출 위주의 ‘놀이 굿’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본풀이’는 근본을 풀다의 의미로 신의 내력담을 말하는 것이다. 본풀이는 시대를 거쳐 오면서 당대 제주인의 가치관, 제주 사회의 내재적인 규율과 법칙 가치체계를 내포하고 있으며, 신화를 향유하는 신앙민의 집단 미의식이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