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정원joon

예술정원을 산책하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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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베트남 꽝아이 한국군증오비 후 안 강 준 촤라락. 커튼을 젖히자 봉 위를 구르는 고리의 경쾌한 소리와 함께 유리창 너머로 파란 하늘 흰 구름이 싱그럽게 다가온다. 잠을 설친 탓에 화장이 먹지 않는데도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온다. 눈썹 손질을 마치고 립스틱을 집어 들었을 때 내 꿈의 열매가 안방으로 들어왔다. 지연이는 혼혈이어서 더 예쁘다고 한다. 하얀 피부와 또렷한 얼굴의 윤곽, 검은 눈썹 아래 커다란 눈동자는 나를 닮아 유난히 맑다. “엄마, 아침부터 무슨 꽃단장이야? 애인이라도 생겼어?” 초등학생인데 못 하는 소리 없이 맹랑하다. “응. 엄마 오늘 아주 찐 사랑하는 사람 만나러 가거든?” 호기심 많은 지연은 거울 속에서 눈살을 찌푸렸다. “엄마 정말 바람났어?” “아이구 내 딸 그런 말도 알어?” “엄..

제36회 대한민국예술문화대상

재36회 대한민국예술문화대상을 받았다. 제주에 처음으로 극단을 만들고 예술판에 뛰어든지 45년이 되었다. 지역에서 연극 활동을 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 처럼 행정에서 보조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제 호주머니를 털고 광고를 구걸하고 티켓을 팔아서 제작비를 마련하던 시절이었다. 관객이 안들어서 빚 감당해야하는 수모나 굴욕은 차치하더라도 동업 집단에게서 뒷통수 맞고, 행정의 지나친 간섭은 좌절과 인욕의 시간이었다. 그 세월을 함께 견디며 벼텨준 동료와 후배, 묵묵히 지켜보며 격려와 후원을 해준 아내와 친지들, 그리고 성원을 보내준 지인들이 있었기에 이 상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이 상을 그들에게 바친다. 작가에게 은퇴는 없다. 작가는 영원한 현역이다. 살아 있는 날까지 형벌같은 사명감으로 ..

한국문학관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2023 신년설계 한국문학관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제주문학관 명예관장 강용준 개관이후 많은 문학애호가들이 제주문학관을 찾았다. 강사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제주문학의 발전을 위하여 애써 주신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2023년에는 제주문학관의 좌표를 확고히 하는 해가 되도록 매진하겠다. 작년 2회 개최한 제주문학관 특별전시를 금년에는 3회 기획하고 있다. 2023년 창간된 웹진 『문학인제주』도 연 2회로 발간을 확대해서 제주문학관의 행사 소식과 제주문학계의 소식을 전할 계획이다. 청소년 등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방문객을 위한 상설 체험프로그램, 애호가를 위한 다채로운 문학행사를 새롭게 준비할 것이다. 민간에 위탁하여 시행하고 있는 도민문학학교 운영도 내실을 기하여 도민들의 문학적 소양을 높이고, ..

제주문학관 2023.01.26

강용준(강준) 주요 이력

■주요 학력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동 교육대학원 졸업 ■주요 경력 극단이어도 창단 대표(1978-1997)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 회장(1995-1997) 한국희곡작가협회 이사/감사(1996-2007) 제주문화예술재단 창립이사(2001-2004) 한국문인협회 제주도지회 제19,20대 회장(2009-2011) 제주문학의집 운영위원회 초대위원장(2010-2011) 한국문인협회 제26,27,28대 이사(2015-2026) 제주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2017-2021) 제주문학관 운영위원회 초대 위원장(2021-2022) 제주문학관 초대 명예관장(2021- 2023)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심사위원(2023) 제주극작가협회 초대 회장(2024) ■주요 수상 제53회 월간문학 신인상(1987,「방울소리..

작품/공연 연보

연 월 작 품 발표지/주관처/수상 1979 11 공연 극단이어도/ 강용준 연출 1980 4 (무언극)공연 극단이어도/ 강용준 연출 1984 5 공연 극단이어도/ 강용준 연출 1985 6 (무언극)공연 극단이어도/ 강용준 연출 1986 6 공연 극단이어도/ 강용준 연출 1987 10 공연 극단이어도/ 강용준 연출 1987 12 희곡 월간문학 /신인상 1988 2 희곡 월간 관광제주 1989 4 공연 극단이어도/ 강용준 연출 10 공연 극단이어도/ 강용준 연출 1990 3 (희곡집 󰡔방울소리󰡕) 3 희곡집 󰡔방울소리󰡕 상재 원방각 1991 10 희곡 오현문학 2호 1992 1 희곡 삼성문학상(도의문화저작상) 12 공연 극단이어도/ 강용준 연출 12 단편 제주예총 1993 2 공연 극단이어도/ 강용준 연출 1..

제주문학관 활용법

제주문학관 웹진 문학인 제주 창간호(2022년 12월)에서 옮김 여는 글 제주문학관 활용법 제주문학관 명예관장 강용준(극작가/소설가) 늘 푸른 소나무로 둘러싸인 문학관의 뜨락에 이름 모를 꽃들이 피고 지는 사이, 한천 터진 내는 몇 번이나 웅웅거리며 바다로 달려갔을까? 계절을 느낄 짬도 없이 1년이란 세월이 바람처럼 지나갔으나, 제주문학관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음에 보람을 느낀다. 명예관장에 위촉되고 상근하면서 학예사들과 머리를 맞대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문학관의 운영을 논의했다. 모든 게 처음이어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행사 일정이 늦어지기도 했고 내용이 바뀌기도 했다. ‘제주문학 진흥의 플랫폼, 창의적인 문학 아고라’를 운영 방향으로 정하고 연간 사업을 ..

제주문학관 2022.12.27

마신 김만일을 찾아 떠나는 여행

새로운 장편을 기획하며 마신(馬神) 김만일을 찾아 떠나는 여행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예로부터 제주는 말의 고장이었다. 왜 제주일까? 거기서 시작된 내 호기심은 결국 말을 키우기에 제주가 최적의 환경임을 이해하게 되었고, 제주를 몽골이 직접 통치하면서까지 목마장을 만든 이유도 알게 됐다. 그리고 목호의 난이 평정된 2백여 년 후, 경주 김 씨 후손인 김만일이라는 분이 전마를 육성하여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나라에 기백 두의 말을 헌마했다. 그는 왜 전마를 육성하게 됐을까? 거기엔 역사적 인물인 율곡 이이, 이순신과의 인연과 영향 결과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지난 6개월간 자료를 조사하고 현장을 답사하고 관련자를 인터뷰하면서 작품의 구상을 마쳤다. 말의 고장이면서 말에 대한 변변한 문학..

문학의 옹달샘 2022.12.06

제주문화, 콘텐츠 개발의 조건

제주 문화, 콘텐츠 개발의 조건 강용준(제주문학관 관장) 1. 지역 소재 콘텐츠 화의 조건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는 말 이전에 글로벌리즘이라는 말이 크게 회자 되었다. 환경, 천연자원, 개발, 인구, 인권 문제 등을 전 지구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문제로 보는 것이다. 이런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기구, 국가, 지역과의 협동 작업이 필요했다. 여기서 글로컬리즘이라는 말이 생겼다. 글로벌리즘(세계통합주의)과 로컬리즘(지역중심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세우기 위한 대안이었다. 여기서 ‘가장 향토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란 말이 생겨났다. 여기서 ‘향토적’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양성 속에 빛나는 독특한 개성을 의미한다. 그 지역만이 갖는 문화의 정체성은 이방인의..

제주어와 제주다움을 구현하는 예술. 그리고 도립극단

전기자명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입력 2022.11.09 09:35 2022 제주소재 창작연극 ‘돗추렴’, 가람 ‘해경 무렵’, 공육사 ‘맥베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일까, 올해 제주 연극계는 유독 연말에 일정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교집합으로 묶이는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1970~80년대 제주가 배경인 두 작품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고, 무대 위 제주어 사용에 대한 나름의 고민들이 엿보인다. 나아가 제주 문화 전승과 제주어 보전을 위해 도립극단이 왜 필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바로 제주소재 창작연극 다섯 번째 작품 ‘돗추렴’(11.01.), 극단 가람의 ‘해경 무렵’(11.05.~06.), 극단 공육사의 ‘맥베스’(11.03.~1..

돗추렴

돗추렴 강 준 등장인물 유옥순(77): 해녀. 후안 (25) : 베트남 출신 손자며느리. 김병수(30) : 손자, 환경미화원. 김용철 : 아들 심복녀 : 며느리 김명순 : 시누이. 장충삼 : 김명순의 남편, 박수호 : 도감. 동네사람 1,2 시간 : 현대 장소 : 제주도 어촌 마을 유옥순 씨 댁 무대 무대 뒤쪽으로 제주도의 전통 가옥, 지붕만 슬레이트로 바뀌었다. 무대 왼쪽으로는 우영(텃밭)이 있는데 한쪽 구석에 오래된 배나무가 있고 각종 송키(채소)가 자라고 있다. 오른 쪽엔 보리낭 눌(노적가리)이 있고 그 뒤로 돗통시(돼지가 있는 변소)가 있다. 집의 왼쪽은 정지(부엌).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안쪽은 안커리(안채) 바깥쪽은 밖거리(바깥채)가 있으나, 밖거리는 무대 상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도록 설정하..

해경무렵

해경(解警) 무렵 등장인물 이막순 어머니 김갑생 심진경 : 김갑생의 딸 김철종 : 이막순의 아들 오동추 : 오만석의 아들 오만석 : 어촌계장 동추모 : 오만석의 처 순덕네 : 식당 찬모 김을봉 해녀 1 무대 : 뒤쪽으로 바다가 보이고 오른쪽 앞으로 간판도 허름한 ‘모녀 식당’ 내부. 왼쪽 사이드에서 바다에 연한 절벽(가린돌)이 슬라이딩 된다. 절벽 위는 작지왓, 수선화가 아름답게 피어있다. 중앙은 불턱 등 여러 공간으로 쓰인다. 서 장 객석 불이 꺼지면서 노래가 흐른다. 난 다시 바다로 나가야겠네, 그 외로운 바다, 그 하늘로 필요한 건 오직 높다란 배 한 척과 길잡이 별 하나 타륜의 반동과 바람의 노래, 펄럭이는 흰 돛 그리고 바다 위 뿌연 안개, 동터 오는 뿌연 새벽뿐 난 다시 바다로 나가야겠네, 뛰..

해경무렵 공연 기사

제주 바다에 얽힌 공동체 이야기, 연극 ‘해경 무렵’ 공연 기자명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입력 2022.11.02 09:55 댓글 0 제주 극단 가람, 5~6일 서귀포예술의전당서 개최...제주 극작가 강용준 작품 제주 극단 가람은 5일과 6일 오후 4시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연극 ‘해경(解警) 무렵’을 공연한다. 강용준 작, 이동훈 연출. 작품 배경은 지금은 사라져 가는 제주의 전통 풍습, 해경(解警)을 다룬다. 해경은 마을마다 기간을 정해 미역 채취를 금하다가, 대개 음력 3월 초가 되면 채취를 허가하는 풍습이다. 허채, 조문으로도 불린다. 개발붐이 한창인 어느 바닷가 제주 마을, 해경을 앞두고 해녀일과 식당 운영을 하는 막순(배우 고가영)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걱정인데..

한국문학의 랜드마크, 제주문학관

2022제주문학난장 '제주어문학의 숲길을 거닐다' 개회식 환영사 한국문학의 랜드마크, 제주문학관 제주문학관 명예관장 강용준 바쁘신 가운데서도 2022제주문학난장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찾아와 주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홍인숙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부위원장님, 제주예총 김선영 회장님, 그리고 춘천, 대구, 부산, 대전, 광주, 순천, 고양, 서울에서 오신 문우 여러분 혼저 옵서. 환영합니다. 지금 들판에는 억새가 흐드러지게 피고 있습니다. 작년 억새가 한창일 무렵 개관한 제주문학관이 벌써 일 년이 되었습니다. 그간 ‘제주문화예술 진흥의 플랫폼, 창의적인 문학 아고라’라는 운영방향을 정하고 도민문학학교를 개최하여 문학애호가들을 문학관으로 이끌었습니다. 문학아카데미를 마련하여 제주문학의 정체성에 대해 살펴보았고, 창작..

제주문학관 2022.10.24

고난한 섬의 현대사 버텨온 제주여인 3대의 인생

고난한 섬의 현대사 버텨온 제주여인 3대의 인생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입력 2022.10.21. 11:39 제주의 소리 제주시·제주연극협회, 11월 1일 화요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서 연극 ‘돗추렴’ 공연 대를 이어 깊게 새겨진 제주 공동체의 희로애락과 정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이 온다. 제주시와 제주연극협회(회장 정민자)는 11월 1일 화요일 오후 4시와 7시30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연극 ‘돗추렴’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제주시가 지원하는 2022 제주소재 창작연극 사업의 일환이다. 그동안 ▲홍윤애(2018~2020) ▲강평국(2021) 등 제주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을 창작하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 공연작 ‘돗추렴’은 제주 출신 극작가 강용준(제주문학관 명예관장)..

연극과 문학, 역사까지... 강용준 작가의 시선

제주의 소리 서평 연극과 문학, 역사까지...강용준 작가의 시선 기자명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입력 2022.09.23 17:33 댓글 0 제주의 소리 문화예술 칼럼집 ‘카이로스의 시간을 위하여’ 발간 제주 소설가 겸 극작가 강용준은 최근 문화예술 칼럼집 ‘카이로스의 시간을 위하여’(황금알)를 펴냈다. 새 책은 저자가 근래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쓰고 발표한 의미 있는 글들을 모았다. 총 40편의 글이 실렸는데 ▲살아가면서 느끼는 생각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제언 ▲문학의 현상과 본질에 대한 고민 ▲연극 현장에서 느낀 소회 등 네 가지 성격으로 구분했다. 제우스의 아들 중에 카이로스라는 신이 있었는데 그는 인간들이 처한 처지를 보고 안타깝게 생각했는지 자신을 알아보고 붙잡는 인간..

문학의 옹달샘 2022.10.19

해경무렵

일년에 한편 초연작 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금년엔 운 좋게 일주일 사이에 두편이 올라간다. 작의 화해, 인간애의 아름다운 하모니 마을마다 금채기간을 정해 미역 채취를 금하다가 대개 음력 3월 초가 되면 채취를 허가하는데 이를 해경(解警, 허채, 문)이라 한다. 제주사람들에게 4․3이란 현재도 치유되지 않은 아픔의 역사다. 가해자건 피해자의 가족이건 그 앙금은 지금도 풀리지 않고 있다. 한 마을에 살고 매일 얼굴을 대하면서도 누구도 꺼내기 두려워하는 얘기를 바다의 끈질긴 생명력과 해경이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화해를 시도해 보고 싶었다.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인데, 폭력으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났지만 누구하나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이 없다. 준열한 참회가 없을 때 비극의 역사는 되풀이 된..

돗추렴

돗추렴이 제주소재 발굴 창작연극에 선정되어 무대에 오른다. 작가의 글 육식 본능에 의한 폭력의 양태 육식 동물은 다른 동물을 죽여서 음식을 얻기에 거기엔 생명 살상의 폭력이 필수적이다. 고기를 먹는 인간은 태생적으로 폭력적 DNA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에서 이 작품을 구상했다. 돗추렴은 필요한 사람끼리 돈을 염출하여 공동으로 돼지 잡는 일을 말한다. 지금은 양돈업체가 많아서 돼지고기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과거 제주의 시골집에서는 집안의 경조사나 살림살이를 위하여 돼지를 길렀다. 돗추렴하는 날은 마을 잔칫날이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살육의 공개 현장이다. 해체된 고기의 필요한 부분들을 나누어 가지는 일은 원시사회에서 이어오는 전통적 공동체 행사였다. 현대 우리 사회에서도 갑질이라는 이름..

제주도민도 모르는 '제주문학'이야기

월간 제주와 인물vol.19 (2022 09) 에서 전재 전혜진 객원기자 제주 전역에 종일 퍼부은 비가 한여름 작열하는 열기를 식혀주던 8월의 어느 날, 한라산에서부터 이어진다는 제주문학관 뒤편의 하천은 졸졸 흐르던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흙빛이 된 물을 넘치도록 흘려보냈다. 강용준 제주문학관 관장은 “개관 이래 이렇게 힘차게 흐르는 모습은 처음”이라며 그 광경을 연신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포착했다. 지난해 10월 제주시 연북로에 들어선 ‘제주문학관’은 그 부근을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한 번씩 잡아끌곤 있지만 많은 이들에게 아직까지 익숙하기보다 낯선 장소에 더 가깝다. 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제주문인들이 염원하고 투쟁해온 시간이 무려 17년임을 안다면, 이곳은 설립 그 자체만으로 이미 기념비적인 장소가..

제주문학관 2022.09.06

서귀포에는 시 특성화 문학관이 필요하다

2022년 9월 3일 서귀포문인협회 주관으로 열린 서귀포 문학제 주제발표 원고 강용준(제주문학관 명예관장, 극작가/소설가) 1. 문학관 건립 관련법 점검 가. 문학진흥법 모든 공적인 사업은 법률에 의해 시행되고, 법률에 의한 조직만이 예산을 지원받고 정산할 수 있는 자격과 권리를 가진다. 이에 가칭 서귀포문학관(이하 서귀포문학관) 건립의 근거가 되는 법률에 대한 이해와 검토가 우선 되어야 한다. 문학관의 설립 근거가 되는 「문학진흥법」은 2016년 2월 3일 공포되었고 동년 8월 4일에 시행되었다. 같은 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이 함께 시행됨에 따라, ▲문학진흥기본계획 수립, ▲공사립 문학관 등록제도, ▲문학진흥정책위원회 구성 등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에 따른 시행령은 문학 실태조사의 내용 및 ..